아기 고양이 임보기 (1)

벌써 단지가 가족이 된 지 40일이 지났습니다. 짝짝짝!! 오늘부터 귀여운 아기 고양이 단지와 어떻게 만나 가족이 되었는지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고양이를 임보 하거나 입양하면서 많은 고민과 시행착오를 겪고 계시다면 이 글이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귀여운 단지와 초보 집사의 성장기 함께 해주실 거죠?

 

1. 어떻게 만났나요?

부모님의 지인분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상가 교회에 고양이가 새끼를 두 마리 낳았다고요. 너무너무 귀여우니 구경 오라면서요. 출산을 앞둔 어미가 길거리를 헤매다 지하에 위치한 교회 앞에 자리를 잡았다고 합니다. 그곳에서 새끼를 두 마리 낳았고, 교회분들이 사료를 챙겨주고 계신다고 했습니다.   

 

삼색이 두마리

얼마 뒤, 갑작스럽게 한 마리를 임보 하게 되었습니다. 동네 주민분께서 건물 안에 고양이가 드나드는 것에 대해 항의하셨기 때문입니다. 본인이 조치를 취하기 전에 당장 쫓아내라면서요. 결국 어미와 새끼 두 마리는 모두 다른 집으로 보내지게 됐습니다.

 

2. 고양이 임보 시 꼭 필요한 것

• 이동장 혹은 박스, 그리고 담요

고양이의 안정을 위해 이동장이 준비되어있으면 좋습니다. 고양이는 자신의 영역을 벗어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동을 할 때에는 이동장에 넣어 시야를 차단해주는 것이 안정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저의 경우 갑작스럽게 임보를 하게 되어 플라스틱 박스에 수건을 깔아 준비했습니다.

 

단지와의 첫만남

• 기본 검진

가장 먼저 동물병원에 들러 기본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고양이를 데려오면서 병원에 들러 눈에 보이는 질병은 없는지, 귀에 진드기가 있진 않은지 확인했습니다. 수의사 선생님께서 고양이의 성장 상태를 보시더니 약 한 달 반 정도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코리안 숏헤어 삼색 고양이의 경우 유전적으로 대부분 암컷인데 이 고양이의 경우에도 암컷으로 보인다고 하셨습니다. 고양이의 성별은 생식기의 위치로 판단한다는 것을 이때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혹시 고양이의 임신기간이 약 2달 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길고양이의 경우 중성화가 되어있지 않다면 약 2~3개월에 한 번씩 임신을 하기도 한답니다. 이를 위해 어미는 새끼가 두 달 정도 되었을 때 독립시키려 한다고 합니다. 이를 설명해 주시며 수의사 선생님께서 아기 고양이를 돌보는데 크게 걱정할 것은 없고, 사람 손을 탈 수 있게 사랑을 주면 된다고 하셨습니다.

 

감사하게도 검진 비용은 따로 받지 않으셨습니다. 동물병원에서 화장실을 위한 모래와 사료를 구입했습니다. 총 50,000원을 지불했습니다.

 

• 고양이 화장실, 모래와 사료

고양이는 아직 야생동물의 모습을 가지고 있어 자신의 흔적을 지우는 습성이 있다고 합니다. 분명 이곳저곳에 길고양이가 살고 있으나 그 배설물 등을 쉽게 보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고양이는 배변을 한 뒤 그 냄새를 숨기기 위해 모래로 덮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고양이를 임보 하는 데 있어서 화장실과 모래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저는 동물병원에서 판매하는 모래를 구입했습니다. 고양이를 기르게 된 지금은 다양한 모래의 세계를 탐험하고 있습니다.

 

아직 화장실이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적당한 크기의 박스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넓이가 고양이의 2~3배 정도가 되어야 하고, 모래는 9~10cm의 두께로 유지해야 할 것을 고려하여 화장실을 마련할 것을 추천드립니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새끼의 경우 고양이용 분유를 급여해야 한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마시는 우유를 급여할 경우 소화불량 등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니 삼가야 합니다. 제가 임보 하게 된 고양이의 경우 한 달 반 정도 되었고, 이빨이 어느 정도 자라 어린 고양이용 사료를 급여해도 된다고 하셨습니다. 고양이가 사료를 잘 먹지 못할 경우 물을 조금 넣고 사료를 불려 급여하면 됩니다. 제가 처음으로 구매했던 사료는 로얄캐닌 키튼 (2kg)입니다.

 

• 고양이가 숨을 수 있는 공간

고양이는 영역 동물입니다. 낯선 공간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집에 처음 도착한 고양이는 구석지고 잘 안 보이는 곳에 숨습니다. 그리고 차근차근 자신의 영역을 넓히고 적응해 나갑니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더럽거나 먼지가 많은 곳에 들어가기도 합니다. 고양이가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미리 숨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면 좋습니다.

• 아기 고양이는 씻기지 마세요!

아기 고양이의 경우 체온조절이 잘 되지 않고 면역력이 약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목욕 후 체온이 떨어지게 되면 질병에 노출될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고양이는 그루밍을 하는 동물입니다. 어미와 오랜 시간을 보내지도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깨끗하게 그루밍을 하는 모습을 보면 신기하기만 합니다. 

 

길고양이를 임보 하게 되셨다면 수건을 따뜻하게 적셔 살살 닦아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목욕은 3~4개월 정도 된 후 시작해도 늦지 않습니다.

 

돌이켜보면 굉장히 열악했던...ㅎㅎ

고양이를 진심으로 위하는 마음으로 시작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공부하고 배워가는 초보 집사의 성장기를 기대해주세요!